대학생 창업 후 겪었던 파란만장한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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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날 한 강사님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평소 성격은 굉장히 얌전하고 튀는 것을 별로 좋아 하지 않는 분인데 갑작스럽게 이메일을 보냈다고 메세지를 받았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그만 두려고 하는 건가?' '안 좋은 얘기일 것 같은데...' 이메일을 열기 직전까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서론이 길었지만 내용의 핵심인 즉 Micro management를 지양하고 컴플레인이 들어왔을 때, 학생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강사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달라는 이야기였다.
음.... '내가 너무 세세한 것까지 관리하며 이래라 저래라 했나...좀 믿고 맡겼어야 했는데...' 메일을 받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동안에는 학생에게 컴플레인이 발생하면 해당강사의 녹음 파일을 팀장과 매니저가 들어보고 해당 강사와 개별 면담을 하여 잘못된 부분을 바로 고칠 수 있도록 하였는데, 그럴때마다 학생의 컴플레인에 너무 집중을 한 나머지 강사의 입장에서는 깊게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다음날 토익스피킹 수업을 진행하는 한 강사가 심각한 컴플레인을 받았다. 토익스피킹 수업은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보통 강사가 문제를 내면 학생이 대답을 하고 강사가 다시 고쳐주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그런데 학생은 본인이 아직 비기너이기 때문에 영어로 토익문제에 대답을 할 실력이 되지 않는다고 하며 강사에게 자신이 대답을 할 수 없으니 강사님께서 먼저 예시로 대답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도 강사는 계속 학생이 직접 대답을 해야한다고 하고 끝까지 해보라고 해볼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라고 말했다. 학생은 자신은 절대 할 수 없으니 먼저 예를 들어 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강사는 그렇게 하면 실력이 향상되지 않고 실제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없다며 못해도 좋으니 시도 해보라고 계속 설득하였다. 그렇게 두세번 수업이 진행되면서 학생은 본인이 부탁을 그렇게 했건만 강사는 계속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것에 대해 컴플레인을 했다.
이 컴플레인이 보고 되고 나서 나는 그 전날 받은 이메일이 떠올라 강사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았다. 강사는 본인이 생각하기에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싶은 것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이 잘못된 부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본인에게는 예문을 많이 들어보는 방법이 지금으로서는 더 적합한 학습방법인데 강사가 자신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것이고... 해당 강사와 면담을 했다. 자..예를 들어보자. 나에게 8살 아들이 있다. 그 아들이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려고 한다. 아이는 겁이 많은 편이라 자전거를 배우는 속도가 좀 더디다. 엄마에게 자전거 뒤편을 잡은 손을 놓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하루, 이틀, 삼일, 일주일이 지나자 엄마는 아이에게 이제는 엄마가 손을 살짝씩 놓아 볼 테니 타보라고 한다. 어차피 자전거 뒷바퀴옆에 두개의 안전바퀴가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에 넘어질 염려가 없다는 설명과 함께... 그래도 아이는 끝까지 놓지 말라고 한다. 엄마가 생각엔 이렇게 하면 아이가 도리어 자전거를 더 빨리 배우지 못할 것같아 아이를 설득하지만 아이는 막무가내로 절대 놓지 못하게 하고 있다.
뭔가 비슷한 상황인데.. 그럼 이럴때 엄마가 손을 놓아야하나 잡아주어야 하나? 강사에게 물어보았다. 강사는 그래도 엄마가 손을 놓아야 잡아주지 않아도 넘어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더 빨리 배울 수 있지 않을까라고 대답한다. 그럴 수는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그 아이가 두려움이 너무 커서 아예 자전거를 배우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엄마와 아들은 떨어질 수 없는 사이이지만 학생과 강사는 언제든 안 볼 수 있는 사이 아닌가? 그냥 이 방법은 자신과 맞지 않으니 그렇게 할 바에 더 이상 배우고 싶지 않다고 하면?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해도 배우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때까지 학생에게 맞추어 주고 기다려주고 잘 이끌어 주어야 계속해서 배우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것이며 그렇게 한두달 하다보면 어느새 학생도 자신감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강사의 생각대로 따라 올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이야기하니 무릎을 탁 치며, 거기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그래도 강사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었다. 내가 필리핀에 있었으면 손이라도 잡아주면서 힘들지만 힘내서 더 좋은 강사, 더 좋은 친구가 되자고 등이라도 토닥여 주었을 텐데...뭔가 아쉽구나..
강사들은 모두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노하우와 생각이 있고 티칭 스타일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좋은 것이라면서 이유를 들어주지 않고 세세한 것까지 관리하면 도리어 창의성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해야하는지 충분한 이유가 있으면 스스로 움직이고 더 좋은 것을 개발하는데, 그동안 나는 너무 천편일률적으로 경영을 해왔던 것 같다. 강사들에게 접근 하는 방식과 강사들의 입장을 함께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비전을 제시해주는 방법을 더 배워야겠다. 아직도 멀었구나...
PS : 사람은 정말 복잡 미묘한 존재인듯... 경영은 정말 정말 정말 어렵지만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알면 쉬운 일인데 그것이 제일 어렵다는 것이 함정.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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